[소설가 석도익 기고]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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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소설가 석도익 기고]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

유난히 무덥던 여름으로 기억되는 2023년 올 한해를 마감하는 12월에 내리막길로 급하게 달려가는 바쁜 즈음에 혹여나 올해에 내가해야 할일을 못 다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근심에서 다시 뒤돌아보게 되는데 내가 해야 할일은 나아닌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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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려면 내가 해야 할일이 많다또한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많다태어나서 해야 하는 일이 첫 번째가 우는 것이다. “우는 아이 젖 준다고 한다.

 

커가면서 사람노릇을 하려면 오줌똥을 가리는 일도 해야 하며걷기 말하기 알아듣기 등을 배워야 하고학교에 다니면서 공부 또한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다한편 이즈음에는 틈틈이 내가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해서는 안 되고 하지도 못하게 한다.

 

성인이 되면 남자는 군에 입대하여야 하며현역이 아니더라도 국가에서 정한 여러 종류에 해당하는 병역의무를 필하는 것 또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.

 

또한 남녀가 지성을 갖춘 청춘이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하지만 결혼을 안 하려는 독신주의자도 있고 동성연애를 하는 사람들 또한 있지만 개인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이는 인류영역에서보다도 더 넓고 높은 자연생태계의 순리를 따르지 못하는 일일 것이다.

 

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체가 사람에 의해 멸종되어가기도 해서 멸종위기를 막고 종을 증식시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하고 증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.

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는 생태계에 주어진 이음의 역사를 위한 종족번식이 할 일이다.

 

사람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주어진 일이고 사명이 아닐 수 없는데도결혼은 하되 아이를 낳아 기르기 힘들다고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이들은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로 자기 편하기 위한 도피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이로 인해 인구절벽에 서있게 될지도 모를 현실에 직면해 있음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.

 

이음의 역사를 위한 위대한 성()을 단지 쾌락의 용구로 이용하고아이는 키우기 힘들다고 포기하는 것 자체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 자기가 해야 할일조차 하지 않아 하늘의 뜻을 저버리고 자신의 이음을 끊어 현실에 막을 내림은 역사에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.

 

한낱 쓸모없는 잡초도 농작물을 위해 뽑아버리면 그 풀포기는 말라 죽어가면서도 자신이 가진 모든 수분을 꽃을 피우는데 집중해서 죽정이 씨앗이라도 만들며 죽어간다.

 

이 노력으로 죽정이 씨앗일망정 싹을 틔워서 종족을 번식해 이어나가려는 위대한 모성을 보면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이 보고 각성해야할 일이다.

 

사람으로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일을 하고 돈을 벌어 가정을 꾸려가야 하고아버지로 어머니로 자식들에게 해야 할 일자식으로 부모에게 해야 할 일사회에 구성원으로 할일 국민으로 해야 할 일너무 많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어떤 일이라도 다해내야 한다.

 

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때는 몸이 북풍한설추위에서든 따듯한 황덕불가에서든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던 온 몸이 피곤하던할 일은 해야 한다죽는다는 것조차도 삶의 한 부분이며죽는 그 순간에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연속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.

 

사람으로서 내가 해야 할일도 다 못하고 산다면 나는 늘 죄송함에 얼굴 펴고 다니기 부끄러울 것이다자신이 해야 할일을 다하고 나서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다면 이는 인생을 멋지고 보람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만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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